블룸버그 이직 이야기 2편
1편에 이어서 2편.
내 상황
나는 올해 개인적인 일이 좀 많이 있었고, 사실 한국에서 7월 혹은 11월까지는 머물고 싶었다. 6월말까지 머무르는 것은 대학교 때문에 필수였다. 다만 2~3월에 합격을 받은 상태에서 그렇게까지 기다려달라고 말하는 것은 힘들 거라고 짐작은 했고, 돌아온 답변도 당연했다. 여기서 많은 고민이 시작되었다. 어떤 선택이 내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끌어줄까?
고민
나는 해외 취업에 대한 열망이 꽤 있는 사람이라 당연히 비자까지 다 해결하며 나갈 수 있는 이번 기회가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젊다고 여겨지는 나이일 때 이렇게 편안하게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도 고민이 많이 되었다. 도메인도 언젠가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었던 도메인이었고, 개발자만 만명이 넘는 큰 조직에 들어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었다.
근데 당시 현재 회사(당근)도 정말 좋은 회사라 생각을 했다. 내 선택이 존중을 받는 조직에서 학업 병행이 끝나면 내가 더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곳일텐데, 그리고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 동료분들과 일할 수 있는 조직이 얼마나 더 있을까도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너무 정들었고, 회사를 떠나더라도 5년 뒤 10년 뒤에도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다. 완벽한 회사는 없고 어디에나 문제는 있다지만 나에게는 크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회사의 리더 분들에게 찾아가서 솔직하게 물어보았다. 제가 여기서 어떤 일을 더 하면서 커리어를 키울 수 있을지. 리더분들이 나를 믿으면서도, 여기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도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절주절 작성하는데, 그냥 한마디로 둘다 좋았다. 회사를 고르면서 하나를 포기하기 싫은 감정은 처음 느꼈다.
결정
결국 골라야했고, 블룸버그에 합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었는데, 크게 작용한 것만 이야기해보려 한다.
내 삶의 터전이 바뀌는 경험이 재밌어보였다.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언어나 문화를 넘어서 소통하는 사람들이고 좋아하는 일을 위해 그렇게까지 하는 사람들을 동경했다.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포기해보는 경험도 또 하나의 양분이 될 거라 판단했다. 떠날 때쯤 자주 했던 말인데, 나는 한국 내에서의 이직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 정도로 둘 다 나에게 너무 마음에 든다면 새로운 쪽으로 도전해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그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해외 컨퍼런스나 각종 활동에서 적극적이지 못한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언어 하나지만 나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이런 환경에 나를 던지지 않는다면 능숙해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합류 후 1주일
아무튼 잘 합류를 했고, 이제 첫 출근 후 1주일이 지났다. 새로운 나라와 문화에 적응해가는 중이다. 삶이 크게 바뀌고 있고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너무 재밌고 친절한 사람도 많이 만났다.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또 한 달이나 일 년이 된다면 이어서 3편을 써볼 수 있지 않을까.